()포럼 문화와도서관 김송이

 

 

니콜라스 카(2015).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서울: 청림출판
클라이브 톰슨(2015). 생각은 죽지 않는다. 서울: 알키(시공사)

 

 

 이번 토독회의 토론 도서는 상당히 두꺼운 책 두 권이었다. 토독회는 한 달에 한 번, 월례회의 전에 진행되지만 7월에는 월례회의가 없어 두 달 만에 열리게 되었기에 6월의 토독회 때 아예 두 권의 책을 골랐다.

 읽기 전에는 책의 두께를 보고 걱정했지만 막상 읽어 보니 아주 어려운 책은 아니었다. 토론 중에도 언급되었지만 꼼꼼히 짚어가며 읽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읽어나가면서 생각할 부분을 짚는 것이 어울리는 책들이었다.


 제목만 보면 카의 책과 톰슨의 책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은 점점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피하고 그 때문에 생각을 덜하게 된다는 의견과, 그럼에도 생각은 계속될 것이다라는 의견의 대립으로 보이지만 실제 읽어보니 두 책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은 매체다. 지식과 정보를 담고 있는 하나의 형태다.
 최근에는 오랜 기간 동안 익숙하게 사용된 종이책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지식과 정보가 부유한다. 카는 이러한 환경의 변화로 사람들은 길고 긴 텍스트를 읽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그 때문에 독서의 형태도 가볍게 읽고 지나가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서는 톰슨도 동의한다. 다만 두 저자가 보는 관점이 다를뿐이다. 카는 사람들의 독서 형태가 바뀌고 사고 형태가 바뀌고 또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점점 퇴보할 것이라 우려한다. 반면 톰슨은 컴퓨터와 인터넷, SNS의 발달로 인해 시공간을 뛰어 넘은 집단지성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본다.


 위에 적은 글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카보다는 톰슨의 생각에 공감한다. 물론 카의 지적처럼 문학소설 한 권을 긴 호흡으로 읽어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우려한대로 컴퓨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지만 이러한 변화 역시 양날의 검이다. 즉, 읽기 방식의 변화는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읽기 위한 기술의 변화이며, 첨단 기술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고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인간의 몫이다. 카가 예로 든 인간을 이긴 체스 컴퓨터나 정신과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처럼 우려할 부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톰슨이 제시한 다양한 활동과 사고 방식이 더 끌렸다. 위키백과의 편집, 아이티 지진과 이집트의 시위 사태 당시 구글지도와 SNS를 활용한 정보 공유와 자원 배분 등은 충분히 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식과 정보를 담는 매체는 진화중이며 최근 들어 급속히 변화했다. 그렇다면 그것을 읽고 활용하는 방식 또한 종이책을 대할 때와는 달라지지 않을까. 물론 깊숙하게 읽고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어떤 의미로는 토지도 태백산맥도 톨스토이의 장편 소설도 읽지 않은 자신에 대한 변호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 두 권을 읽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아직 읽기 능력이 죽지 않았다고 위안을 해본다.

 


 책 리뷰만 적자니 조금 아쉬워서 토론 도중에 등장한 이야기를 덧붙인다.

 토독회에서는 매체의 변화, 사고의 변화에 따른 읽기 기술의 변화가 있어도 글쓰기의 중요성은 지속될 것이라 보았다. 다만 이러한 변화 속도를 도서관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었으며 도서관의 존재 의의와 역할, 그리고 앞으로 사라질 직업 목록에 당당히 오른 사서에 대한 자성(自省)도 언급되었다.

 


 다음 토독회는 9월 둘째 주 토요일인 9월 12일에 있을 예정이며 토론 도서는 백린의 『한국도서관사』이다. 1965년에 발행되어 1981년에 재출간되었고,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원문을 제공하고 있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포럼문화와도서관

《독서국민의 탄생》

 

()포럼 문화와도서관 김소영

(도쿄대학 도서관정보학 박사과정 수료)

 

 2015 6 13()포럼 문화와도서관 아래 작은 모임이 시작되었다. 모임 이름은 토독회. 토요독서회의 줄임말이다. 포문도 정례회의가 있는 토요일에 만나 함께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로 넓은 범위의 진행 방법만 정하고 아장걸음을 떼었다.

 

 토독회의 첫 책은 나가미네 시게토시가 2004년 출간한 책을 다지마 데쓰오와 송태욱이 번역하여 2010 도서출판 푸른역사가 출판한 《독서국민의 탄생》(원서명: “読書国民”の誕生―明治30年代の活字メディアと読書文化)이다.

 저자는 도서관단기대학( 쓰쿠바대학) 별과를 수료하고 도쿄대학교 사료편찬소 도서실에 근무하고 있는 도서관인으로 자신의 전공과 근무지의 특성을 살린 저작을 발표하여 성과를 인정받아 왔다. 이전 저작인 《잡지와 독자의 근대》, 《모던 도시의 독서공간》은 관련 학회에서 우수 단행본으로 선정되어 수상을 하기도 하고, 이 책의 내용 중 일부는 《도서관계》와 같은 관련지에 투고한 논문을 바탕으로 하는 등 연구를 본업으로 하지 않으나 연구에 기반한 저작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책에서는 활자미디어를 일상적으로 읽는 습관이 몸에 사람 독서국민이라고 정의한 독서국민이 형성되기 위한 요건으로 활자미디어의 유통과 읽는 습관의 확산을 설명하고, 국민국가의 육성책으로써 위로부터 만들어진 독서 장치를 통해 독서국민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20세기 전후 일본의 출판유통업이 철도라는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고, 이로 인해 독서 시장과 문화가 발달하여 독서 습관이 몸에 독자 공중이 탄생하게 경위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저자는 내용을 3 6 구성으로 풀어낸다. 1 활자미디어의 유통에서는 1890 전후 (메이지20~30년대) 철도와 출판유통업의 확산으로 형성된 전국 독서권(1) 신문사 출판사들이 펼친 지방 독자에 대한 지원 활동(2) 다루고, 2 이동하는 독자에서는 차내 독자의 탄생(3) 여행 독서 시장의 형성(4) 살펴본다. 3 독서 장치의 보급에서는 독서 장치의 정치학으로써 신문종람소와 도서관(5), 그리고 도서관 이용자 공중의 탄생(6) 서술한다.

 가깝고도 역사, 근대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것도 낯설 때가 있는데 이웃나라의 사정이니 배경지식이 없으면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도서관계에 종사하는 독자라면 3부를 먼저 읽고 일본이 국민국가의 육성책으로써 도서관 설립을 어떻게 계획했는지, 당시 도서관 이용자의 확산 모습을 파악한 단계의 사회적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1, 2부를 읽는 것도 좋을 같다.

 세계 보편사로써 읽기의 역사(讀書史) 대략, 읽고 쓰는 능력의 보급(식자율)에서 시작하여 읽을거리의 다양화, 읽는 문화의 발달로 요약할 있을 것이다. 저자는 보편사로써 독서의 역사를 전제로 일본의 근대를 분석하고, 일본의 특수성을 서술하려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당시 간행물을 면밀히 조사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근대 일본에서 철도 유통을 통해 읽을거리가 다채로워지고 읽는 습관이 일반화되는 역사를 짚어 내면서 일본의 특징으로 독서국민의 형성과 국민국가의 형성이 선후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내용의 타당성을 엄밀히 검증하기에는 미흡한 독자이지만 20세기 초 일본의 독서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견해 중 하나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특히, 3부에서 독서장치 중 하나로 도입된 도서관이 독서국민의 형성에 역할을 했다는 점을 명확히 짚어 도서관의 탄생과 독서하는 공중이 분리되지 않는 것임을 환기시키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반론은 다루지 않고 있고 논거들이 맞춘 매끄러워, 서술과정의 처음부터 결론을 강하게 내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인상이 들었다.

정치, 경제, 법률, 제도 등과 같은 거시적 접근이 아닌 개별적 사회현상에 집중한 접근, 즉 서구화와 제국주의 같은 배경은 함구하고 철도’, ‘호텔’, ‘신문과 같은 시대적 상징물을 들어 독서와 도서관에 접근한 시도는 이 책의 독창적인 부분이지만 읽고 난 뒤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시대적 배경을 배제하여 각 사안의 대내적 상황에 집중할 수 있었던 반면 전체 현상을 꿰는 중요한 축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의 아쉬운 점을 하나 더 말하자면 연대 표기에 관한 것이다. 역자의 각주가 소상히 달려 있어 독자에 대한 배려가 상당한데, 일본 연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문 중에 서력을 병기하거나 책 전후에 범례를 하나 넣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일본의 사정을 읽으며 당시 우리나라의 실정을 어땠을까라는 궁금증이 읽는 내내 머릿속 한 켠을 차지했다. 서구의 Library는 지도(그림)와 서적(문자)을 보관한 곳으로 해석되어 일본에서 도서관이라고 번역되었고 이 번역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한자문화권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번역어의 차용, 그리고 일제강점기라는 역사로 인해 일본에서 근대 도서관이 성립된 모습은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책 속 도서관 풍경에 주요 이용자로 수험생이 등장하고, 지방에는 도서관이 부족했다는 등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나라 모습이라 해도 이질적이지 않은 것들이 묘사되었다. 이 책에 나란히 놓을 수 있는 우리나라의 독서문화와 도서관 성립에 대한 역사적 탐구가 있다면 내용에 대한 더욱 선명한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독서의 화두 중 하나로 독자 또는 독자 그룹이 어떻게 읽고 있는가, 읽은 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가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리터러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제목이 지시하는 대로 식자 능력이 있는 사람이 읽는 습관이 밴 독자 공중으로 거듭나기 까지를 다루고 있다. 독서국민의 성장이라고 불러도 좋을 탄생 이후의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진다.

 

 토독회의 다음 일정은 88일 예정으로 함께 읽을 책은 2권이 정해졌다. 현대인의 사고력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쓴 것으로 보이는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과 클라이브 톰슨의 《생각은 죽지 않는다》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포럼문화와도서관


티스토리 툴바